잉글랜드 1차전
이란 6-2 대파
우승 후보 자격 입증

4년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이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확정되면 많은 축구 전문가 혹은 축구팬들은 월드컵 우승 후보를 항상 예상하곤 한다. 그런데 보통 매 월드컵에 우승 후보로 꼽히는 단골 국가들이 몇몇 있다. 예를 들어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유럽 강국인 독일, 스페인, 잉글랜드, 프랑스 등은 자주 언급된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 역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국가는 단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다. 우선 해외 도박사들이 예상한 우승 후보들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순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우승 후보로 자주 언급되는 단골 국가들이 모두 포함된 모습이다. 이 중에서도 ‘축구 종가’로 불리는 잉글랜드의 이번 월드컵 출발이 심상치 않다.
잉글랜드 1차전
이란 상대 6골 맹폭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가 지난 21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6-2로 대승을 거뒀다. 경기를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이란의 주전 골키퍼 베이란반드가 수비수와 충돌 후 뇌진탕 징세로 골키퍼가 교체되면서 이란의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특유의 ‘늪 축구’라고 불리는 강력한 수비를 내세우는 이란의 수비력은 선수 교체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잉글랜드 최고의 유망주이자 스타인 벨링엄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 2001년생 사카가 코너킥에서 두 번째 골을 장식했고 스털링도 전반 추가시간에 골을 성공시키며 전반에만 3-0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은 이어졌다. 사카가 원맨쇼로 한 골을 더 기록했고 이후 대거 공격자원을 교체한 잉글랜드는 교체 자원인 래시포드, 그릴리시가 한 골씩 넣으며 총 6골을 퍼부었다.
지난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6골 팀 득점


이날 6골을 맹폭한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엄청난 화력 쇼를 보이며 자신들이 왜 우승 후보인지 증명하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또한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당시 조별리그 2차전 파나마전에서 6-1로 승리를 거둔 뒤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6골을 기록하면서 최다 골 타이를 이루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잉글랜드가 기록한 6골 중 멀티 득점한 사카를 제외하고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하며 5명의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다. 그런데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의 동료인 해리 케인이 아쉽게도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 대회 월드컵 득점왕으로 이번 월드컵까지 두 대회 득점왕을 노리는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케인은 이날 어시스트를 2개를 기록했는데 이 기록은 잉글랜드에서는 2006년 베컴 이후로 처음이었다.
불안했던 월드컵 직전
돌아온 EPL 클래스

사실 잉글랜드는 대회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조적으로 메이저 대회 커리어가 저조한 대표팀이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 56년 동안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고 4강에 진출한 경험도 두 번에 불과하다. 선수단 90%가 프리미어리거인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의아하고 아쉬운 기록이다.
심지어 월드컵 직전에 치러진 네이션스 리그에서는 60년 만에 약체 헝가리에 일격을 당하고 이탈리아에 패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월드컵 준비에 나서야 했다. 또한 벤 칠웰, 리스 제임스, 카일 워커 등 핵심 선수들의 부상도 월드컵 준비에 있어서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월드컵 몸값 1위 군단은 달랐다. 실전에 들어선 잉글랜드의 강력함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월드컵 선수 몸값 1위
19세 주드 벨링엄

잉글랜드가 대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선수의 흠잡을 곳 없는 플레이와 경기력이 있었지만, 이 중심에는 19세 막내 벨링엄이 존재했다. EPL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잉글랜드 대표팀 사이에 유일하게 분데리스리가에서 뛰는 벨링엄이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9세의 어린 나이와 월드컵 첫 출전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유가 넘쳤고 움직임도 좋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벨링엄은 압박수비에 다소 고전하던 전반 34분 이란의 골망을 뚫었다. 문전에서 헤딩 슈팅으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벨링엄은 골 뿐만이 아니라 중원에서 정확한 패스와 날카로운 드리블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했다. 월드컵 선수 몸값이 2,800억 원으로 1위에 등극해 주목을 끌었던 벨링엄은 자신의 가치가 거품이 아니라는 걸 제대로 입증한 경기였다.
압도적인 예선 성적
영건들의 눈부신 활약

잉글랜드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8승 2무 무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매 대회 우승 후보로 꼽혀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은 영건들의 활약이다. 2003년생인 벨링엄을 주축으로 22살 필 포든, 21살 사카, 25살 래시포드 등 공격진에 젊은 선수들이 배치되어 유기적인 움직임과 뛰어난 플레이로 1차전부터 맹활약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선수단 가치 총액이 약 2조 원으로 가장 비싼 팀이 잉글랜드다. 또한 유럽 예선에서 최다 득실 차(39득점 3실점)를 기록한 팀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으로 지난 두 번의 메이저대회에서 4강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유럽팀이기도 하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56년 만에 사고를 제대로 한 번 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