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논란 적발된 발리예바
혈류 높이는 트리메타지딘 검출돼
선수 자격 정지될 가능성 있다

지난 2월 개최된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선수 발리예바는 대회를 빛낼 최고 스타로 꼽히며 큰 관심을 받았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발리예바는 주니어 시절부터 쿼트러플 점프를 소화하며 극찬을 받았는데, 올해부터 시니어 대회에 출전해 매번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실제로 피겨 스케이팅 전문가들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경기에서 발리에바의 금메달 획득 여부보다 그가 받을 점수를 더 궁금해했는데,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 (쇼트프로그램 87.42점, 프리스케이팅 185.29점, 총점 272.71점)을 올림픽에서 경신할 수 있을지 여부가 피겨 전문가들과 팬들의 관심사였다.
금메달 1순위였던
발리예바


올림픽에 출전한 발리예바는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이벤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105.25점, 예술점수 74.67점, 감점 1점 등 총점 178.92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연기 중간에 착지 실수를 했음에도 2위보다 30점 이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발리예바의 활약에 힘입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팀 이벤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 경기 후 발리예바는 조직위원회를 통해 “올림픽 분위기에 압도됐다. 많이 긴장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도핑 테스트에서
약물 검출돼

무난하게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됐던 발리예바. 하지만 곧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월에 열린 유럽선수권 직전에 채취한 도핑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것. 이에 대해 AP 통신은 “샘플은 발리예바가 지난 1월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기 전 채취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 대회에서 발리예바의 퍼포먼스는 베이징으로 향하는 그의 4회전 점프의 리더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라고 전했다.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약물은 ‘트리메타지딘’으로 혈류를 증진시켜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리예바의 도핑 적발 논란에 대해 러시아의 한 언론은 “발리예바에게서 검출된 성분은 아주 적은 양이었으며, 상습적인 도핑은 없었다”라며 “트리메타지딘은 선수의 실력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제 카밀라를 평화롭게 놔둬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2월 11일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브리핑을 통해서 발리예바가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스포츠중개재판소에 제소했다고 전했다. 금지 약물이 검출된 것에 대해 발리예바 측에서는 할아버지가 트리메타지딘이 들어간 심장약을 복용하는데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해 성분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세계반도핑기구, 국제빙상경기연맹은 금지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의 올림픽 출전을 반대했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가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 양성 판정을 받은 게 아니고, 2021년 12월 실시한 도핑 검사에 대한 징계 절차가 아직 남았다”라며 “이같은 환경에서 올림픽 경기에서 경쟁하는 것을 막는 것은 그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유발한다”라며 베이징 올림픽 쇼트프로그램 출전을 허락했다.
하지만 도핑 논란으로 큰 비난을 받았던 발리예바는 경기에서 연달아 실수를 저질렀고,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당시 SBS 피겨 중계진은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에 참가한 발리예바의 경기에서 3분 동안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침묵했는데, 연기가 끝난 후 이호정 해설위원은 “저는 금지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하게 올림픽 무대에서 연기를 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가 없었다”라며 “평생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은 다른 선수들, 정정당당하게 싸워온 그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건가”라며 발리예바를 강하게 비판했다.
발리예바 재소한
세계 반도핑 기구

그리고 최근 스포츠중재재판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세계 반도핑 기구가 러시아 반도핑 기구와 발리예바를 재소했다. 이에 따라 중재 절차에 들어간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스포츠중재재판소는 “세계 반도핑 기구는 발리예바의 4년 선수 자격 정지 징계와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샘플 채취일인 2021년 12월 25일 이후 모든 대회 성적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스포츠중재재판소는 세계 반도핑 기구와 발리예바 측의 입장을 받은 후 결정을 내릴 예정이며, 중재위원은 세계반도핑기구와, 러시아 반도핑기구, 스포츠중재재판소에서 각각 1명씩 임명하게 된다. 만약 세계반도핑기구의 요청대로 판결이 내려지게 될 경우 발리예바는 4년 동안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약물 논란으로 세계적인 비난을 받은 발리예바지만 러시아는 그녀의 약물 복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한 매체는 “러시아 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피겨스케이팅 단체팀에 정부훈장인 ‘우호 훈장’을 수여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발리예바에 대해 “스포츠를 진정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라며 “그런 완벽함은 추가적인 물질이나 조작의 도움으로 부정직하게 달성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발리예바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제 앞으로 러시아는 올림픽 참가 못하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걸리자마자 바로 출전 정시 시켰어야 했는데…” “도핑 걸렸는데 대회 계속 나오는 것게 말이 안되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