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와 함께 큰 화제
낙마사고 후 슬럼프
끈기로 일궈낸 결과

지난 2016년 일본중앙경마(JRA)에 16년 만의 여성 기수가 탄생해 들썩인 바 있다. 2000년 니시하라 레나 이후 JRA에 모습을 드러낸 주인공은 바로 ‘후지타 나나코’다. 그는 당시 18세 나이로 신규 기수 면허 시험에 합격했는데, 뛰어난 외모로 인해 데뷔전에서는 63개사의 137명의 보도진이 몰리는 등 ‘나나코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인기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여성 기수의 기록을 갈아 치우며 절정에 이르렀다. 일본 연예 전문 소속사인 ‘호리프로’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잡지 화보를 찍는 등 경마계 아이돌로 불리고 있다.
JRA 대상경주 우승한
첫 일본 여성 기수
후지타 나나코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우연히 본 경마를 보고 기수의 꿈을 키웠다. 이후 기수 면허에 합격해 견습기수로 활동했는데, 2018년에는 JRA 여성 기수 최다승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일본 여성 기수로서 대상경주(카페라 스테익스, G3) 우승을 차지, 같은 해 지방경마 교류경주 10승 포함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이듬해 초 지방경마에서 우승을 추가하며 데뷔 5년차에 통산 101승으로 수습기수를 졸업했다. 이런 기록은 자연스럽게 연봉이 뒤따랐다. JRA 기수 평균 연봉이 약 4000만 엔인 반면, 후지타는 첫 우승 당시 4238만 엔에서 2019년에는 6016만 엔을 돌파했다.
전성기에 낙마사고
왼쪽 쇄골 골절
탄탄대로 흘러갈 줄 알았던 후지타는 2020년 2월 토요경마 고쿠라경마자 제5경주에서 낙마사고로 왼쪽 쇄골 골절 부상을 입으며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그는 같은 달 28일 열리는 국제기수 초대경주 인터내셔널 자키 챌린지에 초청을 받았으나, 출전을 못 하게 됐다. 또한 JRA 재결실은 후지타에게 바로 앞에서 달리던 경주마의 주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과태료 5만 엔의 처분을 내렸다.
이미 낙마한 경험이 3차례 있던 후지타는 골절의 영향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최근 2년 동안 연간 승리 수는 계속해서 하락했는데, 일본 매체 ‘주간문춘’은 “슬럼프에 빠진 후지타 나나코가 원래 자신의 트레이닝을 떠나 지난 3월 새 트레이닝 센터로 훈련을 갔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JRA 유일한 여성 기수
살아남기 위한 훈련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경마 학교에서 후지타가 선택한 건 혹독한 훈련이다. 근력적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경마 기수에 알맞은 신체를 만들어야 했다. 실제 그는 최첨단 스포츠 과학 연구 센터가 있는 대학을 찾아 다른 기수들과 다른 독자적인 훈련을 받았다.
약 1분 30초의 짧은 경마 경주이지만 달리는 말 위에서 자세를 유지하기란 어려움이 있다. 이에 하체, 배근, 상완근 중심으로 근육단련 훈련을 진행했는데, 나막신을 신은 채 승마 자세를 취한 후 4kg 덤벨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모습이 일본의 한 다큐멘터리에 비추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