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데려온 유망주 힐
자리 잡지 못하고 임대 생활
올해 임대 원했지만, 감독이 막아

작년 7월, 토트넘은 손흥민의 포지션 라이벌이었던 라멜라에 현금을 더해 스페인과 세비야의 미래였던 브라이언 힐을 데려왔다. 토트넘은 그 당시 백업이었던 라멜라가 팀에 더 이상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같은 왼발잡이 윙어인 미래 자원을 데려온 것.
토트넘은 작년만 해도 손흥민과 케인만이 공격진에서는 부동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모우라와 라멜라가 우측에서 주전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모우라도 확실한 임팩트가 없었고 라멜라는 번번이 흐름을 끊는 플레이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며 측면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주전은 아니더라도 서브 자원으로 출전시키며 그의 성장을 기대하면서 영입했다. 그러나 입단 이후 힐의 토트넘 생활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못했다.
윙어로서 뛰어난 재능
드러난 뚜렷한 단점

힐은 세비야 유스 출신으로 17세의 나이로 일찌감치 1군 무대를 밟았다. 이후 에이바르 임대 생활을 통해 경험을 쌓고 돌아온 첫 해 토트넘으로 이적이 성사된 것. 도쿄올림픽 축구 대표로도 활약한 후 토트넘으로 합류한 그는 첫 경기부터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표출했다. 이후에도 컵 경기와 리그 경기 교체 출전을 하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그의 단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바로 피지컬이었다. 거칠고 빠르기로 유명한 프리미어리그에서 60KG밖에 되지 않는 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피지컬적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출장 시간이 줄어든 그는 클루셉스키라는 걸출한 경쟁자가 영입되면서 결국 올해 1월 다시 스페인 발렌시아로 임대를 떠났다. 임대 후 힐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며 복귀 후 올 시즌 달라진 입지를 기대했다.
또 다른 경쟁자의 등장
임대 원했지만 콘테가 남겼다

지난 시즌부터 그의 신체적인 능력이 프리미어리그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중용하지 않았던 콘테 감독은 올 시즌 역시 힐을 외면하고 있다. 이적시장에서 히샬리송이라는 수준급 윙어를 영입한 데 이어 클루셉스키가 한자리를 굳건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힐 역시 현재 구단에 본인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발렌시아로의 임대를 원했다. 합의는 원만하게 이뤄지는 듯했으나 콘테 감독이 막아선 것.
이유는 그의 대체자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콘테는 “정해진 선수단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는 그를 보내면 또 다른 영입이 필요하다”라고 직접 밝혔다. 또한 4개 대회를 병행하려면 공격진의 숫자가 충분해야 하므로 힐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힐 본인은 교체명단에도 들지 못하는 현재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SNS에 “때때로 오래된 사진은 우리가 가장 행복했지만 깨닫지 못한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만든다”라고 적으며 콘테 감독을 개적으로 돌려 저격했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증명해서 살아남아라

결국 이적시장 마감이 다가온 현시점에서 힐의 임대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사실 토트넘과 힐 모두에게 한 시즌 임대는 상부상조하는 조건이다. 굳이 자리도 없고 자기를 써주지 않는 감독 밑에서 벤치만 달굴 바에 임대를 떠나 경기를 뛰면서 폼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콘테 감독의 생각은 다른듯하다.
방법은 하나다. 결국 기회는 온다. 토트넘은 올 시즌 여러 대회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로테이션 가동은 필수다. 그렇기 때문에 출전했을 때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주전 경쟁을 펼칠 수 있다. 그리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를 노려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한편, 힐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을 정도로 여전히 현지에서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