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
내년 WBC 참가 확정
오타니 MLB 연봉 수준

지난 시즌부터 미국 메이저리그를 떠들썩하게 뒤집어 놓은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다. 그는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현대야구의 프로 레벨에서는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투타 겸업에 성공해 지난 시즌 만장일치로 아메리칸 리그 MVP에 선정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는 선수만 모인다는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와 타자 둘 중 한 가지만 잘하기도 힘들지만, 오타니는 이 두 개의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해가며 메이저리그 최초의 기록은 물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선수이자 한국과 일본, 미국 야구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이다.
메이저 진출을 위한 꿈
시작부터 ‘이도류’

프로에 입단하기 전부터 오타니는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서 자신을 지명해도 메이저리그로 갈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오타니를 점찍었던 닛폿햄은 과감한 계약금과 연봉을 제시했고 투타 겸업을 시켜주겠다는 조건까지 포함시키며 오타니의 마음을 돌렸다. 그렇게 맞이한 프로 첫 시즌엔 우선 유격수와 우익수, 투수를 겸하면서 일본 미디어에서는 이도류라고 표현했다.
결국 해당 시즌 8월, 45년 만에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야수로 출장했다가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비록 프로에서 투타 겸업을 시작한 첫해여서 성적이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포지션 두 개를 동시에 해내고 있다는 것만으로 오타니의 자질이 엄청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투타 포텐 터진 후
프리미어12서 맹활약

프로 2년 차부터 투타 모두에서 포텐이 터진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10승-10홈런을 달성했고 그다음 해인 2015년에는 타격지표는 아쉬웠지만, 투수쪽에서는 무려 3관왕에 오르며 리그에서 손꼽히는 에이스 반열에 올라섰다. 그리고 맞이한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그야말로 무력 시위를 펼쳤다.
당시 한국을 상대로 한 B조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서 6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과 다시 만난 준결승에선 불펜이 무너져 3대4로 지긴 했지만, 선발로 나와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더욱 파괴적인 투구를 과시했다. 당시 한국 타자들은 현재까지도 오타니의 투구에 대해 치를 떨 정도로 그의 말도 안 되는 투구 내용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데뷔 첫해 신인왕
아메리칸 리그 MVP


2018년 본인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오타니는 데뷔 첫해부터 투수로 4승2패 평균자책점 3.31, 타자로 타율 0.285, 22홈런 61타점을 수확해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는 투수로 9승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을 뽑아내며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되면서 메이저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마운드에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15승 9패(평균자책점 2.33)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고 타율 2할7푼3리(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 90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 최초로 규정 이닝과 규정 타석을 채웠고 레전드 베이브 루스에 이어 104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34개)과 두 자리 승수(15승)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나 아쉽게도 62홈런을 기록한 애런 저지에 밀려 2년 연속 MVP 수상에는 실패했다
내년 열리는 WBC
대표팀 참가 확정

메이저리그 시즌이 끝난 후부터 오타니의 WBC 참가에 관해 많은 루머가 쏟아졌던 가운데 오타니가 자신의 SNS를 통해 WBC 참가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올해 응원해주신 모든 팬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면서 “또 WBC 참가에 대해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에게 출전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오타니는 그동안 WBC 참가를 오랜 시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컨디션 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투수와 타자로 비현실적인 활약을 보여준 오타니의 WBC 참가가 확정되면서 내년 WBC 1라운드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도 커졌다.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 꽁꽁 묶였던 한국 대표팀은 한 층 더 발전한 오타니를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연봉 3,000만 달러
MLB 최고 대우 수준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오타니가 2023 소속팀 LA 에인절스와 엄청난 연봉계약을 체결했다. 연봉 금액은 무려 3,000만 달러(약 432억 원)로 류현진 237억 원의 약 2배 수준이다. 연봉 3,000만 달러는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FA도 아니고 연장 계약도 아닌 선수가 이 정도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데뷔 첫해 연봉이 8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5년 사이에 무려 50배가 넘게 인상된 것. 또한 직전 시즌 대비 2,450만 달러 인상됐고 이는 제이콥 디그롬이 세운 인상 기록(960만 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무키 벳츠가 세웠던 연봉조정 대상 선수 최고 연봉 기록(2,700만$)도 뛰어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