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 절대적 우위
케인 이적설에도 여유
상황을 이용한 비즈니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지갑이 무겁다는 풍문을 들었을 것이다. 이는 스타 선수 영입에 인색할 뿐더러 선수들에게 적절한 연봉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 출신 이영표가 본 다니엘 레비 회장은 ‘짠돌이’가 아닌 상황을 잘 이용하는 ‘비즈니스맨’이다. 최근 이영표는 한 스포츠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레비 회장은 구단 운영을 잘하는 분이다”고 밝혔는데, 그가 뛸 당시 팀이 2부로 강등 시 전 선수 급여 삭감 조항이 있던 것으로 알려져 얼마나 철저한 비즈니스맨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7억에 영입한 베일
7배 넘는 금액에 매각
지난해 해외 베팅 업체 자료에 따르면 토트넘이 10년간 선수 매각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팀 2위를 기록했다. 알려진 매각 수익만 약 4,696억 원으로, 1위 첼시의 뒤를 이었다. 이런 수치는 과거 토트넘의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다.
2013년 개러스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로 매각할 때 가장 큰 수익을 얻었는데, 레알은 베일을 영입하기 위해 약 1,426억 원을 지불한 것. 반면에 토트넘은 2006년 베일에 투자한 금액이 약 207억 원이었던 점을 살피면, 6년 만에 7배가 넘는 수익을 창출한 것이다.
철두철미한 CEO
급할 것 없는 태도

레비 회장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지키는 면모를 보였다. 토트넘 간판스타 해리 케인은 2011년 팀에 합류한 이후 우승의 순간을 맛보지 못했다. 우승이 고팠던 케인은 지난해 이적 의사를 표했는데, 레비 회장이 케인에 약 2,310억 원이라는 몸값을 책정한 것이다.
이에 당시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에 관심을 보이다가도 비싼 이적료 때문에 포기해야만 했다. 특히 토트넘은 케인과 계약이 3년 남았던 만큼, 레비 회장은 주전 선수를 지키는데 급할 것이 없었다.
빚이 없던 구단 중 하나
선수들도 꼼짝 못해
이영표의 말에 의하면 EPL 구단 중 빚이 없는 팀은 4~5개뿐이었는데, 그중 하나가 토트넘이었다. 이런 결과는 어지보면 당연한 듯 보인다. 레비 회장은 어떤 상황에서 누가 유리한지 잘 판단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영표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토트넘에서 뛸 때 2시즌을 5위에 머물렀는데, 연봉 계약에 2부로 강등될 경우 전 선수 50% 연봉 삭감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레비 회장이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과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뛰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바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