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레전드 故 최동원
학창시절 ‘학교폭력’ 당했다
가해자는 선배였던 박철순

올해 KBO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한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이 ‘최동원상’ 후보에서 제외됐다. 지난 10일 최동원 기념사업회는 “안우진을 제9회 최동원상 수상 후보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수상자 선정 심사는 안우진을 뺀 다른 후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안우진이 문제가 된 부분은 ‘학교 폭력’ 전력이었다. 최동원 기념사업회의 강진수 사무총장은 “안우진 선수는 올 시즌 성적만으로는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라며 “그러나 휘문고 재학 시절 학폭 가해 사실이 적발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전력을 외면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강진수 사무총장은 “많은 야구팬이 기억하듯, 故 최동원은 연세대 시절 선배의 폭행 탓에 야구계를 떠날 뻔했던, 대표적인 학폭 피해자 중 한 명이다. 그 후 최동원은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을 없애기 위해 누구보다 분주히 뛰었다”라며 “안우진 선수는 올해 매우 뛰어난 성적을 냈지만, 최동원 정신에는 부합하지 않는 후보자라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KBO의 레전드인 故 최동원은 연세대 2학년 시절 박철순에게 심한 학교폭력을 당한 바 있다. 박철순은 1979년 3월, 대회 준결승에서 패배한 후 야구배트로 후배들을 구타했는데, 맞은 선수 중에는 故 최동원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폭행은 야구 방망이가 부러질 정도로 심했는데, 누적된 구타로 허리 통증이 있었던 故 최동원은 이날 누워서 잠들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다쳤다고. 한 인터뷰에서 故 최동원은 “엉덩이를 10대 맞았는데, 뭘 잘못 맞은 건지 허리 쪽에서 피가 나오더라”라며 “집에 가서도 잠을 못 자고 ‘낑낑’하는데 혹시나 해서 이불을 드니까 팬티가 다 피범벅이었다. 연데 세브란스 병원에 가니까 2주 상해진단서를 끊어주더라”라고 전했다.
프로 입단 후에도 박철순은 고참 선수들의 후배 폭행을 두둔한 바 있다. 지난 1998년 2군의 고참 선수가 후배 11명을 심하게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진상을 파악한 구단이 가해자를 방출하고 코칭스태프와 2군 매니저를 징계하자 박철순이 ‘선배들이 후배들을 좀 때릴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구단에 크게 항의했다고.


한편, 박철순은 올해 KBO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 중 11위를 차지해 프로야구 레전드 40인에 포함된 바 있는데, 일부 팬들과 전문가들은 학교폭력 전과가 있는 박철순이 프로야구 레전드에 선정된 것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학교폭력 피해자였던 故 최동원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렇게 때려놓고 본인은 맞기 싫다고 항명 사태 벌인 게 레전드네” “시대를 잘 타고났네 지금이었으면 난리 났다” “최동원이 저거 때문에 허리 다쳐서 선수생활 못할 뻔 했는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