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잎부터 달랐던 유년기
토트넘전에서 제일 빛나
카타르는 그저 시작일뿐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훗스퍼와 친선경기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양현준(강원FC)이 최근 또 한번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9월 A매치를 앞두고 13일 발표된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최종 명단에 그의 이름이 오른 것이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양현준 발탁에 대해 “소속 팀에서 많이 출전하고 있고 기술, 스피드가 좋다”며 “윙어로 활약하면서 리그에서도 득점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팀을 도울 수 있는 선수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양현준이 1년 전만 해도 4부리그에서 뛰었던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끌었는데, 과연 그가 어떻게 4부에서 월드컵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인지 알아보자.
4부에서 뛰던 선수가
1부 주전 꿰차기까지

부산 상리초등학교 축구부 시절부터 양현준은 ‘대한축구협회(KFA) 초등학교 부문 인재상’을 받을 정도로 손꼽히는 유망주였다. 중학교에서는 공공 스포츠 클럽에서 3년간 활약하며 출전 경험을 쌓았는데, 고교 1학년 때는 준주전급으로 출전하며 부산권역리그 우승에 힘썼다. 이에 강원FC 구단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2021년 신인계약으로 입단했다.
하지만 양현준은 바로 1부에 출전하지 못하고 강원B팀 소속으로 4부에서 활약했다. 여주FC와의 리그 개막전에서 교체 투입과 동시에 득점한 그는 팀을 대승으로 이끌었는데, 이어진 경기에서는 전반에만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단숨에 에이스가 됐다. 그런 와중에 1부 팀이 부진에 빠지자 강원은 양현준을 콜업하며 1부 승격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후 1부와 FA컵에서 여러 기회를 얻었으나 이렇다 할 기량을 펼치고 B팀을 오갔다. 결국 공격 포인트 없이 9경기에 그쳤던 그를 믿은 건 최용수 강원 감독이다. 이런 믿음에 양현준은 올시즌 1부에서 29경기 출전해 8득점과 4도움으로 명실상부 유망주로 거듭났다.
K리그 올스타전에서
토트넘 상대로 활약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양현준이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킨것은 토트넘과의 친선경기였다. 당시 그는 팀K리그 소속으로 이승우, 백승호, 주민규, 조규성 등 핫한 선수들과 경기에 나섰다. 팀K리그는 3-6으로 패배를 맛봤지만, 결과보다 뛰어난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양현준은 전반 31분 이승우와 교체 투입되었는데, 토트넘 주전 수비수들 사이를 돌파 및 슈팅을 하는 등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경기 해설을 맡았던 강원FC 대표 이사는 ”내일부터 많은 전화를 받을 것 같다”고 소속 선수의 활약에 감탄했다. 팀K리그 지휘봉을 잡았던 김상식 전북 감독 역시 “양현준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럽 선수들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탐이 나는 선수다”고 칭찬했다.
아직 20살인 양현준
보여줄게 더 많아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대표팀에 깜짝 발탁된 문선민처럼 양현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20살의 나이에 생애 첫 국가대표가 된 그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 현재 젊은 패기와 스피드를 앞세워 소속 팀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K리그 최초로 한 시즌에 ‘이달의 영플레어상’을 3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대표팀 발탁된 소식에 양현준은 “(강원FC) 형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에 국가대표가 된 것 같다”며 “여전히 팀에서 배울 게 많고 더 열심히 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