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KS 진출
핵심선수들의 이탈
구단 역사상 최하위

김태형 감독이 8년과 함께한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지난 11일 두산 측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만 떠나는 것이 아닌 불펜진 구축에 큰 공헌을 했던 배영수 코치마저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두산은 올겨울 큰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는데, 관계자는 “구단 전성기를 끌어준 김태형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팀의 장기적인 방향성 등을 고려해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모든 순간 두산과 함께
역대 최고 대우받기도

김태형 감독은 2015년 첫 부임된 후 정규시즌 우승 3회를 비롯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끄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중 2019년에는 팀이 정규시즌과 KS 통합우승하며 3년간 총액 28억 원이라는 역대 사령탑 최고대우를 받았다.
특히 그는 현역 시절 1990년 OB에 입단해 은퇴 후 코치로써 두산에서만 약 20년간 활약했는데, KBO리그 최초로 같은 팀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 순간을 맛본 것이다.
선수와 코치 이탈
전력은 점점 약화

하지만 김 감독이 있던 8년은 주축 선수들이 잇달아 팀을 떠나게 된 시기와 맞물렸다. 첫 시즌 종료 후 김현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 LG와 계약, 민병헌, 양의지에 이어 지난해 박건우까지 FA자격을 얻어 줄줄이 팀을 떠났다.
여기에 코치가 떠나는 악재까지 겪어야 했다. 2017년, 2018년 KS 준우승 후 수석코치였던 한용덕, 이강철 코치는 각각 한화와 KT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0년에는 김원형 투수코치가 SSG 감독으로 연전했는데, 지난해 KS에서 두산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부진한 성적
떠나야 할 순간이다

올 시즌 두산은 6월 이후 추락을 거듭하며 좀처럼 반등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에 지난달에는 2014년 이후 처음으로 5강 탈락이 확정되는 수모를 겪었는데, 시즌 막판에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령탑으로 부임된 후 최저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나가도 얘기가 없어 재계약은 안 하겠구나 싶었다. 성적은 죄송하지만 마지막까지 제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고 아쉬운 속내를 밝혔다. 향후 거취 질문에는 “일단 좀 쉬면서 생각해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