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인터뷰 논란
같이 훈련하지도 않아
끝이 없는 법정 싸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이 스케이트를 벗고 본격적인 연예계에 접어들었다. 지난 5월 황광희가 소속된 본부이엔티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소식이 알려졌는데, 소속사는 “김보름은 현직 선수이면서도 엔터네이너로서 가진 재능이 많아 기대된다. 선수 생활과 방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폭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김보름은 ‘노는 언니 시즌2’, ‘복면가왕’, ‘안 싸우면 다행이야’, ‘마녀체력 농구부’ 등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방송인의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김보름은 4년 전 ‘노선영 왕따주행’이라는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데, 현재까지도 전현직 국가대표의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왕따주행 파문 주인공

논란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보름은 박지우와 노선영과 함께 여자 팀추월 8강전에 나섰는데, 마지막 주자 노선영이 앞의 두 선수와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팀 추월 경기의 특성상 마지막에 들어온 주자의 기록을 기준으로 순위가 결정됐기에, 준결승 진출이 무산된 것이다.
이에 SBS 중계진으로 있던 배성재와 제갈성렬이 비정상적인 경기 운영이라 지적하며, 두 선수가 고의로 노선영을 챙기지 않고 따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기 이후 김보름과의 인터뷰에서 “(노선영이)뒤에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왔다”라고 언급한 것이 ‘왕따주행’에 불씨를 붙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국가대표 자격 박탈
60만 넘는 청원까지

이후 있었던 노선영의 인터뷰는 네티즌들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노선영은 “한 번도 같이 훈련한 적 없다. 분위기도 좋지 않았고 대화를 나눈 적 없다”며 “김보름과 박지우는 레이싱 막판에 스퍼트를 올려 쫓아갈 수 없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팀추월 경기의 경우 빙상연맹이 버리는 경기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에 ‘김보름과 박지우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글을 올렸고 60만이 넘는 동의를 받으며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이에 시달리던 김보름은 한 달 뒤에 불안 증세를 호소해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노선영 상대로 2억원
손해배상 소송

문제가 커지자 김보름은 오히려 노선영으로부터 폭언·욕설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노선영의 허위주장으로 국민적 비난은 물론 각종 브랜드 광고 계약이 파기되거나 무산됐다며, 물질적·정신적 위자료를 합산해 2억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재판부는 김보름의 주장에 대해 “공적 관심사에 대한 진술을 한 것이기 때문에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가 인정돼야 한다”라고 봤다. 하지만 “노선영이 후배인 김보름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라고 위자료로 300만 원을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한편 김보름과 노선영은 양보 없는 법정 싸움은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 18일 노선영이 재판부에 낸 준비서면에서 ‘김보름에 대한 일방적 폭언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는데,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