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꼴찌 한화
‘공포의 고춧가루 부대’
올 시즌도 순위 판도 바꿔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 맨 밑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어딜까?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이미 꼴찌를 확정 지었다. 수베로 감독이 부임한 이후 팀 리빌딩이라는 방향성으로 팀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올 시즌까지 3시즌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피하지는 못했다.
그나마도 다행인 점은 이번 시즌 후반 경기에서 패배한 페이스를 보면 사상 처음으로 100패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예상들이 많았지만 142경기를 치른 현재 95패를 기록 중이므로 남은 경기 2경기에서 2연패를 하더라도 97패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특히 지난 3일 열린, SSG와 한화의 시즌 마지막 대결은 SSG의 승리 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한화는 우승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
고춧가루 부대 복귀
우승 희생양 피해

이날 경기는 SSG에게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전날 LG가 NC에 패배하면서 우승 매직넘버가 1로 줄었기 때문에 한화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곧바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선발투수 역시 한화 천적인 박종훈이었고 1위와 꼴찌와의 맞대결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SSG가 이날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꼴찌 한화가 SSG 랜더스에 7대 4로 승리하며 찬물을 끼얹은 것. 동기부여가 떨어질 만도 했던 한화지만 ‘슈퍼루키’ 문동주를 앞세워 승리를 노렸고 1회부터 박종훈을 난타하며 강판시키는 등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리며 SSG의 우승의 희생양이 되지 않았다. 특히 후반기 들어 단단한 모습을 보이는 불펜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고춧가루 부대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상위 팀 떨게하는
한화의 고춧가루 역사

한화가 고춧가루 부대가 된 것은 이번 시즌만이 아니다. 사실 고춧가루를 뿌리는 역할은 순위가 어느 정도 확정이 되고 가을 야구에 나갈 수 없는 위치에 있는 팀이 상위 팀을 상대로 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별명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최근 3시즌 연속 꼴찌를 기록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즌 후반 순위 다툼을 하는 상위권 팀을 상대로 호락호락하게 경기를 내어주지 않는 한화 표 고춧가루는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실제로 올 시즌도 SSG와 LG의 순위 싸움, 키움과 KT의 순위 싸움, 기아와 NC의 5위 싸움까지 갈길 바쁜 상위권 팀을 잡아내면서 프로야구 막바지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도 상위권 도약을 노렸던 기아, NC를 상대로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두면서 ‘무승부 고춧가루’를 뿌린 바 있다. 또한 지난 2017년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하려 했던 넥센(현 키움)과의 경기에서 2연승을 거두며 가을야구 진출 실패의 장본인이 되기도 했다.
반길 수 없는 별칭
꼴찌 탈출이 먼저다

한화는 최근 10년간 프로야구에서 ‘공포의 고춧가루 구단’이라고 불릴만하다. 실제로 고춧가루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구단이 한화이다. 그러나 가을야구가 물 건너간 시점에서 상위 팀들을 상대로 뿌리는 고춧가루가 아닌 이제는 맞는 한이 있더라도 중상위권 구단이 되어야 한다. 드래프트를 통해 고교 최고 유망주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가다듬고 있으나 수베로 감독의 리빌딩은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수베로 감독의 계약기간도 내년까지다. 시즌 막판 잃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 상위권 팀을 상대로 보여주는 저력 있는 경기력이 시즌 내내 나올 수 있다면 분명 한화도 가을 야구 경쟁팀이 되기 충분하다. 아무리 리빌딩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어도 3년 연속 꼴찌를 하면서 리빌딩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더 이상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다. 2009년부터 14년 동안 8번의 꼴찌를 한 한화, 내년이라도 리빌딩의 결과물과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