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탈락이었는데… 가나 대표팀이 우루과이전에서 경기 막판 시간 지체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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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6강 진출
가나 우루과이 동반 탈락
가나 ‘신의 손’ 사건 복수

출처 : 뉴스1

지난 3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포르투갈 전에서 한국이 월드컵 역사를 새로 장식했다. 1차전 우루과이전 무승부, 가나전 역전패를 당하며 16강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 축구 대표팀은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3차전 상대는 H조 최강이라고 꼽히는 포르투갈로 16강 진출의 꿈은 어려워 보였다.

만약 우리가 포르투갈을 잡는다고 해도 같은 시간 열린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에서 우루과이가 가나를 2점 차 이하로 승리를 거둔다는 경우의 수가 모두 충족이 돼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이처럼 단 9%밖에 되지 않았던 16강 진출의 확률을 우리 대표팀은 뚫어냈다. 강호 포르투갈을 2-1로 꺾은 데 이어 우루과이가 가나에 2골 차 승리를 거두며 정말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황희찬 극장골
12년 만에 16강 진출

출처 : 뉴스1

우리 축구 대표팀의 포르투갈전은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전반 5분 만에 상대 측면에서 돌파를 허용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단순한 실점이 아니라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에서 선취 실점을 하다보니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호날두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영권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동점 골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등 포르투갈에 침투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잘 넘긴 우리 선수들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45분 상대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볼을 잡은 후 약 80m 드리블로 상대 진영으로 들어갔고 침투하던 황희찬이 패스를 받아 경기를 뒤집는 역전 골을 기록했다. 경기는 그렇게 2-1로 끝이 났고 우루과이 가나의 경기도 결국 우루과이가 2-0으로 승리하며 한국 대표팀은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16강 특급 조력자
가나 대표

출처 : SBS

우리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꺾고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같은 조의 가나 덕분이었다. 가나 대표팀은 이 날만큼은 우리 대표팀의 특급 조력자였다. 2차전에서 우리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가나는 이날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하지만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우루과이의 공세에 시달리며 전반부터 2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에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가나는 추가시간까지 0-2로 끌려가 사실상 16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다. 반대로 우루과이는 한국이 포르투갈을 잡더라도 1골만 더 넣으면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가나는 탈락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열심히 할 필요가 없었지만, 가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가나의 복수극
작전명 ‘논개 작전’

출처 : OSEN

사실 가나는 본인들의 16강 진출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더욱 경기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나 골키퍼는 끝까지 엄청난 세이브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마치 앞서고 있는 팀처럼 골킥 상황에서 시간을 끌었고 가나 감독은 종료 1분을 남겨두고 선수를 교체했다. 시간을 끌어 우루과이의 16강 진출을 막겠다는 가나 선수단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가나 대표팀이 이토록 우루과이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던 이유가 있다. 바로 12년 전 2010 남아공 월드컵 8강전 당시 수아레스의 ‘신의 손’ 사건 때문이었다. 이날 ‘신의 손’ 사건으로 탈락한 가나는 12년 뒤 이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같은 조에 묶이자 이를 갈며 복수를 다짐한 것. 경기에서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16강에 갈 수 없다면 너네도 갈 수 없다”라는 논개 작전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우리의 마지막 경우의 수를 만들어줬다.

2010 남아공 8강전
수아레스 ‘신의 손’

출처 : 뉴스1
출처 : 뉴시스

가나가 이토록 우루과이에게 복수하려던 이유, 그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우리를 16강에서 꺾고 올라간 우루과이가 8강에서 가나를 만났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연장전으로 향했고 가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헤더를 날렸지만, 골문을 지키고 있던 수아레스가 마치 골키퍼처럼 손으로 쳐냈다.

수아레스는 고의 핸들링으로 퇴장당했고 이어진 가나의 페널티킥에서 아사모아 기안이 실축한 것. 결국 승부차기 끝에 가나는 우루과이에 패하며 무릎을 꿇어야 했다. 가나 입장에서는 완벽한 골찬스를 말도 안 되는 수아레스의 핸드볼 반칙으로 승리까지 날린 셈이었다. 이로써 가나는 수아레스를 미워하게 됐고 그렇게 12년을 기다린 끝에 범인이었던 수아레스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탈락이라는 선물을 주며 그나마 위안으로 삼게 됐다.

수아레스 인터뷰 화제
현지 가나 팬 반응

출처 : 연합뉴스
출처 : SBS

사실 이 경기 전부터 12년 전 ‘신의 손’ 사건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었다. 기자회견에 나선 수아레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잘못이 없다. 가나가 PK를 놓쳐서 진 것이지 난 사과하지 않겠다”라고 발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이 발언이 불난 가나 대표팀에 부채질한 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나 수비수 아마티는 “경기 중 우루과이가 1골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동료들에게 우리도 갈 수 없다면 우루과이도 못 가게 막자”라고 이야기했다고 털어놨다. 가나 팬들도 우루과이의 불행에 진심으로 환호했다. 가나 팬은 “가나가 16강에 못 갔지만, 우루과이를 떨어뜨려서 무척 기쁘다”라며 “우루과이를 제친 한국과 포르투갈을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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