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보안요원도 속여
거리 활보하며 팬 서비스
메시도 못 피한 짝퉁

이날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시됐던 네이마르가 스위스와 경기가 펼쳐지는 카타르 974 스타디움에 모습을 보인 것. 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축구팬들은 함께 찍은 사진을 곧바로 SNS에 올리며 자랑했다. 하지만 곧이어 네이마르의 SNS에 올라온 게시물로 인해 그가 ‘진짜’가 아닌 ‘짝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진짜 네이마르는 숙소에서 퉁퉁 부은 발목과 브라질과 스위스 생중계를 지켜보는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턱수염은 물론 문신까지
따라한 짝뚱 네이마르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그를 진짜 네이마르라고 생각했을까? 축구팬들이 올린 사진 속 그의 모습은 진짜 네이마르와 비슷한 체구에 같은 머리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턱수염, 문신까지도 가짜라고 믿기 힘들 만큼 유사했는데,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훈련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그는 어김없이 진짜 네이마르처럼 보였다.
그런 그를 발견한 카타르 월드컵 보안요원마저 속을 수밖에 없었다. 보안요원은 그를 경기장 안까지 에스코트를 받은 것은 물론 축구팬들이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자 호위를 하기도 했다. 짝퉁 네이마르는 호위를 받으며 관중들과 사진을 찍는 여유를 부렸다. 한 브라질 축구 팬이 올린 영상은 68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그에게 속은 것은 팬들과 보안요원이 끝이 아니었다.
짝퉁 네이마르는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기에 앞서 카타르 도하의 한 거리에서 나타났다. 그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듯한 걸음걸이로 길을 걸었는데, 미국의 월드컵 중계 채널인 ‘폭스 스포츠’가 짝퉁 네이마르를 진짜로 착각한 것. 폭스 스포츠는 공식 SNS를 통해 “네이마르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며 흥분하며 그의 영상을 올렸으나, 이후 사람들의 제보를 받고 진짜 네이마르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축구팬들은 “진짜 네이마르는 1차전 세르비아와의 경기로 인해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치료를 받고 있다”, “재활에 집중하고 있는 네이마르가 도하 시내를 한가롭게 거닐 시간 자체가 없다”라고 폭스 스포츠가 한 황당한 실수를 비난했다.
네이마르 덕분에
600만 인플루언서

짝퉁 네이마르가 나타난 것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7월 브라질 매체 ‘글로보’는 브라질에 네이마르를 닮은 사람이 있다고 전했는데, 그는 짝퉁 네이마르로 SNS 팔로워만 6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큰 화제를 몰고 다녔다.
당시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브라질 축구대표팀 훈련복을 입어 주변 사람들은 그와 사진찍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짝퉁 네이마르는 마치 진짜인 것처럼 보안요원을 옆에 두고 길을 걸으며, 사람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줬다. 이와 같은 소식은 한국에도 전해졌고, 국내 축구팬들은 “네이마르 엄마도 헷갈리겠다”, “옷까지 따라하는 디테일이 대단하다”, “여전히 속는 사람들이 있다니 신기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짝퉁 네이마르가 이렇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네이마르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이기 때문이다. 이에 짝퉁 네이마르의 인기가 높을수록 진짜 네이마르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가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쌍둥이설까지 돌았던
짝퉁 메시


한편 짝퉁 네이마르가 있기 전 축구 스타를 따라한 이가 있다. 바로 2017년에 등장한 ‘짝퉁 메시’인데, 이란의 대학생 레자 파라스테슈가 주인공이다. 그가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아버지가 아르헨티나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있던 파라스테슈의 사진을 매체에 보내면서 시작됐다.
평소 그는 자신의 우상으로 메시를 꼽았는데, 더욱 닮기 위해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축구 개인기도 연마했다. 이후 파라스테슈가 거리에 나서면, 사람들은 진짜 메시로 착각하고 사인 공세를 하기도 했다.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동료였던 사비 에르난데스는 이란 원정 경기를 마친 뒤 파라스테슈에게 유니폼을 건냈는데, “메시가 그리웠는데 이란 메시를 만나 반가웠다”고 닮은 꼴을 인정했다. 하지만 짝퉁 메시로 인해 경찰에 연행되는 경험도 겪어야 했던 것.
당시 영국 매체 ‘BBC’는 “메시와 닮은 파라스테슈가 지난 주말 이란 경찰에 연행됐다. 너무 많은 사람이 그와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드면서 교통혼잡이 발생해 경찰이 파라스테슈의 차를 압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메시가 이란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자, 그의 아버지는 “오늘 집에 들어오지 말라”고 분풀이한 해프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