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승리한 가나
경기 후 비매너 논란
아도 감독 손흥민 위로

카타르 월드컵 H조 한국과 가나의 조별리그 2차전 경기에서 한국이 가나에 2-3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가나는 1차전에서 H조 최강이라고 불리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쳤지만 아쉽게 2-3으로 패하면서 한국전 승리가 절실했다. 한국 역시 우루과이전 좋은 경기력을 펼쳤으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면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예상대로 치열했다. 오히려 한국이 1차전과 같은 좋은 경기력을 경기 초반부터 보여주며 가나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경기를 주도했던 20분 동안 매듭을 짓지 못했고 흐름이 가나 쪽으로 넘어오면서 가나는 자신들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반전에만 2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았다.
공격적인 포메이션
아예우 형제의 선발

가나는 1차전 포르투갈전과 다른 4백을 들고나왔다. 강팀 포르투갈을 상대로 5백으로 수비적인 대형을 갖췄던 것과 달리 승리가 필요한 우리와의 경기에는 원래 그들이 자주 썼던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특히 전방에는 가나의 핵심 멤버라고 할 수 있는 아예우 형제들이 모두 출전하며 우리 수비진을 괴롭혔다.
중원에는 팀의 핵심 미드필더인 토마스 파티와 아약스의 신성 쿠두스가 나서며 공격을 지원했다. 이날 가나에서 특히 빛났던 선수는 조르당 아예우와 쿠두스였다. 조르당은 코너킥 키커를 담당하며 날카로운 킥을 선보였고 첫 번째 골의 시발점 임무를 수행했다. 이어 두 번째 골도 사이드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쿠두스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하며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피지컬


이날 가나는 아프리카 팀 특색을 그대로 보여줬다.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감 있는 드리블과 개인기는 물론 타고난 피지컬을 앞세워 우리 선수들을 괴롭혔다. 아예우 같이 개인 기량이 좋은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이 3명씩 붙어도 밀리지 않으며 공을 소유했고 득점을 기록하자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리듬을 타며 경기를 풀어나가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개인 기량들이 좋다 보니 우리 선수들은 일대일 수비가 어려워 맨투맨 마킹이 붙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아약스의 신성이자 가나 대표팀의 유망주인 쿠두스는 저돌적인 돌파와 본인에게 온 절호의 기회들을 놓치지 않는 골 결정력까지 선보이며 이날 가나의 3골 중 2골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경기 종료 후
가나 코치 비매너


이날 아쉽게 경기에서 패배한 한국 축구 대표팀은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얻었음에도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갑작스러운 경기 종료 신호에 당황하며 억울한 상황을 맞이했다. 이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주심에게 가서 항의했지만 번복이 될리 없었고 결국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한국 선수들과 인사들 하던 가나 코칭스태프들도 손흥민을 위로하던 중 검은 모자를 착용한 가나 스태프 한 명이 고개 숙인 손흥민의 곁으로 다가와 손흥민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이는 손흥민을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닌 사진을 찍기 위함이었고 손흥민은 쳐다보지도 않는데 홀로 포즈를 취하며 촬영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감정과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매너’ 행동은 국내 축구팬은 물론 전 세계 축구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국 네티즌 분노
손흥민의 부진

이와 같은 비매너 행동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은 “월드클래스 선수 못 보니까 이해는 가는데 눈치 좀 봐라”, “옆 사람이 제지해서 다행이다”, “눈치 챙겨라”, “손흥민과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너무한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팬은 “자신의 국가를 상징하는 색의 옷을 입고 공식적으로 그라운드 출입을 허가 받은 사람으로서 보기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이날 손흥민은 가나전에 선발 출전해 유효 슈팅은 없었지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부상 여파 때문인지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손흥민의 장기가 나오지 않았고 두 경기 연속 유효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오늘 결과가 너무나도 아쉽고 또 쓰라린 패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옛 스승 아도 감독
“손흥민 막기 힘들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던 손흥민에게 다가온 사람 중에는 가나 대표팀 아도 감독도 있었다. 그는 이날 손흥민과 적으로 만났지만, 과거 함부르크 유스에 있던 시절 손흥민을 지도하면서 1군에 올라가도록 지원했던 인물이다. 그만큼 둘의 인연은 각별했다. 아도 감독은 경기 후 “모두가 손흥민을 막기 위해 신경을 썼고 역시나 막기 힘들었다”라고 밝혔다.
이 경기 멀티 골로 MVP를 받은 쿠두스는 “기분이 매우 좋다. 우린 승점 3점을 원했는데 목표를 해냈다.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가 2-2가 돼 더 힘을 냈고 이겼다.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모두가 힘이 됐다”라며 “포르투갈전도 자신감이 넘친다. 같은 정신력으로 돌아와 100% 전력을 다할 것이다”고 답했다. 한편, H조의 마지막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12월 2일 밤 12시에 두 경기가 동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