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최대 이변
사우디가 아르헨 꺾었다
후반전 상황 심판 판정 논란

지난 22일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카타르 월드컵 C조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월드컵 역사 남을만한 이변이 발생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최약체라 평가 받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은 것이다.
경기 초반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어렵게 출발했으나, 완벽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며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를 완벽하게 막아냈다. 수차례 실점 위기를 넘긴 사우디 아라비아는 후반전에 역공을 펼치기 시작했고, 후반 3분 샬리흐 사흐리가 박스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8분에는 살림 다우사리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완벽하게 감아찬 공이 골문에 들어가면서 2대 1의 역전승을 거뒀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아르헨티나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끝없는 공격을 펼쳤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동료 선수와 충돌
큰 사고 발생할 수도


세계 모든 축구 팬들이 놀랄만한 승리를 거둔 사우디아라비아. 하지만 경기 막판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료 선수와 충돌에 기절하는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후반 49분 중원에서 올라온 롱패스를 막기 위해 달려나온 골키퍼 알 오와이스와 알 샤흐라니가 부딪힌 것. 알 샤흐라니는 공중에서 알 오와이스의 무릎에 얼굴이 정통으로 부딪혀 정신을 잃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알 샤흐라니는 기절해 움직이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심판은 경기를 멈추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공격을 이어갔다. 심판은 필드 위에 있던 선수들과 스태프가 항의하자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듯 경기를 중단했고, 빠른 응급조치 뒤에 알 샤흐라니는 의식을 되찾았다.
당시 상황을 방송으로 확인한 축구팬들은 선수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심판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그뿐 아니라 후반 추가시간 역시 8분 이상을 부여해 아르헨티나 편파 판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를 본 누리꾼들은 “경기는 정말 재밌었는데 심판이 말이 안되더라 징계 받아야 하지 않나” “만약에 메시나 호날두가 저렇게 쓰러졌으면 바로 휘슬 불었다” “주심도 그렇고 부심들은 뭐하길래 휘슬을 안부냐, TV로 봐도 기절한 게 보이던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 자동 오프사이드
3골 취소 시켰다


이날 경기에서는 유달리 많은 오프사이드 반칙이 범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전과 후반전 포함하여 모두 10차례의 오프사이드를 범했는데, 특히 이 중 3차례는 골까지 성공시켰다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됐다. 특히 전반 26분에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골은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결과 팔이 마지막 수비수보다 앞서 있던 것으로 판독된 바 있다.
FIFA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SAOT)는 경기장 지붕 아래 위치한 12개의 추적 카메라인데, 카메라들은 선수들의 관절 움직임을 29개의 데이터 포인트로 나눠서 인식하며, 초등 50회 빈도로 움직임을 읽어낸다. 또한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인 ‘알리흘라’안에도 센서가 장착돼 공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파악한다.


이 정보들은 AI가 종합적으로 받아 판단하게 되며, 오프사이드 여부를 VAR 조정실에 알리게 된다. 만약 해당 장면이 오프사이드가 맞다면 곧 VAR 담당 심판이 주심에게 해당 사실을 알리고, 주심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게 된다. 카타르 월드컵의 개막전이었던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터진 에콰도르의 첫 골 역시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에 걸려 골이 취소됐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이날 경기에 나온 10차례의 오프사이드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떻게 플레이할지 알고 있었다. 수비 라인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도 준비를 했다”라며 “오프사이드는 고작 밀리미터(mm)의 차이였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르헨티나를 꺾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르베 레나르 감독은 “하늘의 모든 별들이 우리를 비춰주고 있지만,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환상적인 팀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라며 “이것이 축구다. 때로는 미친 장면들이 연출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1998년 프랑스 올림픽에서 프랑스에서 0대4, 2022 한일 월드컵 독일 0대8, 2006 독일 월드컵 우크라이나 0대4, 러시아 월드컵 러시아 0대5 등 매번 진출하는 월드컵마다 강팀들에게 대패를 기록하며 최약체 취급을 받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예선 첫경기부터 아르헨티나를 꺾으면서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최초로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