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이라도 했나” 최약체 사우디가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

0

월드컵 최대 이변
사우디 아르헨티나 제압
맞춤 전술과 조직력 강화

월드컵 개막 2일 차 만에 엄청난 이변이 연출됐다. 지난 22일,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사우디가 맞붙었다. 이 경기는 아르헨티나 메시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많은 주목을 받으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였다.

그러나 메시의 ‘라스트 댄스’로 관심은 끈 이 경기의 주인공은 메시가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월드컵 최약체로 꼽히는 사우디는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2-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그야말로 월드컵에서 대이변을 연출한 셈이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아르헨티나는 첫 경기부터 이변의 희생양이 되면서 힘든 조별리그 여정을 걷게 됐다.

메시의 선제골
사우디의 묵직한 한방

아르헨티나는 이날 최전방에 메시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디 마리아 등 득점력이 좋은 선수를 내세웠고 페레데스(유벤투스), 데폴(AT마드리드), 로메로(토트넘) 선수 진용도 화려했다. 경기 초반에는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으며 압박했다. 그러던 전반 8분, 페널티킥을 얻은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가볍게 득점에 성공하며 경기 초반부터 쉽게 풀어가는 듯했다.

기세를 높인 아르헨티나는 라인을 내리지 않은 사우디의 뒷공간을 계속해서 두들겼지만, 번번이 오프사이드에 걸리면서 전반에만 7개의 오프사이드를 기록하면서 골 취소도 3번이나 됐다. 후반 들어 사우디의 반격이 시작됐다. 중원에서 볼을 탈취한 후 역습을 전개해 왼발 슈팅으로 동점 골을 만들었고 흐름을 가져온 사우디는 거센 공격을 퍼부어 5분 뒤 알도사리의 환상적인 개인기에 이은 감아차기로 전세를 뒤집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사우디는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압도적인 전력 차
월드컵 최대 이변

이날 사우디와 아르헨티나의 경기는 사실 전 세계 대부분 사람이 아르헨티나의 대승을 예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우디는 이번 월드컵 참가국 중 최약체의 속하는 팀이다. 심지어 개최국 카타르보다도 피파랭킹이 낮은 51위를 기록 중이고 역대 월드컵에서 강호들을 만나 굴욕적인 대패를 했던 기억과 본선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피파랭킹 3위에 빛나는 이번 월드컵 강력한 우승 후보였고 두 팀의 몸값 차이만 해도 무려 26배 차이가 났다. 유럽 빅 클럽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즐비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 메시가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었다. 또한 아르헨티나는 지난 2년간 A매치 연속 36경기(26승 10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기록이 월드컵 첫 경기, 그것도 사우디에 발목을 잡히며 깨지게 된 것. 아르헨티나는 이날 패배로 16강 진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동 국가의 부진
사우디 월드컵 약세

아르헨티나를 잡는 월드컵 최대 이변을 일으킨 사우디는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 최초로 승리와 승점을 기록했다. 앞서 경기를 치른 개최국 카타르와 이란이 각각 에콰도르(0-2 패), 잉글랜드(2-6 패)에 참패를 당했다. 특히 개최국 카타르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에서 개최국이 패배한 첫 국가가 되었고 이란은 특유의 수비 축구를 발휘하지 못하고 6골을 내주며 대패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우디와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도 많은 이목이 쏠렸다. 사우디는 중동 국가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더욱 긴장할 수 있는 경기였다. 또한 객관적인 전력에서 차이가 컸기에 사우디의 대패가 예상됐었다. 사우디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0-5 패배, 2006년 0-4 패배, 2002년 0-8 패배 등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강 팀에게 속절없이 대패했던 기억이 있어 더욱 불안한 시선이 많았다.

사우디 감독의
맞춤 전술 적중

이날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전술이었다. 사우디를 이끄는 르나르 감독은 강호 아르헨티나를 맞이해 맞춤 전술을 들고나왔다. 보통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는 라인을 내리고 수비적인 스탠스를 취하지만 사우디는 달랐다. 라인을 내리지 않고 다소 중앙 지역까지 높게 형성한 상태로 간격을 굉장히 좁혀 중앙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메시를 포함해 디마리아 같은 선수들이 경기장 중앙에서 공을 잡고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중앙 공간이 협소하자 공을 측면으로 보냈다. 또한 라인이 높게 형성되면서 뒷공간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사우디의 최후방 수비 라인의 환상적인 라인 컨트롤이 이어지면서 전반에만 무려 오프사이드 7번을 만들어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오프사이드 트랩에 너무 신경을 쓰기 시작한 아르헨티나는 침투 타이밍을 놓치는 등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사우디 조직력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

사우디가 엄청난 활동량과 환상적인 수비 라인 컨트롤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비 조직력이 완벽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완성도를 이룩할 수 있었던 데에는 베스트 11의 소속팀을 보면 알 수 있다. 11명의 선수 중 무려 9명이 같은 소속팀에서 뛰고 있다.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알힐랄에서만 무려 9명의 선수가 뛰고 있어 함께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길고 ‘팀 스피릿’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오히려 6개월간 합숙 훈련을 했다는 카타르 대표팀보다 더 오랜 시간 세밀하게 호흡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프로팀과는 다르게 몇 개월에 한 번씩 모여서 조직력을 다져야 하는 국가대표팀 특성상 이러한 사우디 대표팀의 조직력은 월드컵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Leave a Comment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