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브로커 역할
축구선수 생활의 마침표
9년 만에 해명에도 싸늘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12일 파울로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최종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공개된 선수 외에 추가 멤버를 언급했는데, 수원 삼성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를 27번째 멤버로 깜짝 기용한 것이다.
그런데 과거 한국 축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정식 명단 외 선수로 뽑힌 것은 오현규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의 마라도나’라 불리던 최성국을 훈련 멤버로 참가시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는데, 그의 최근 근황에 대해 알아보자.
신인선수 최대 계약금
3억에 프로 무대 데뷔

최성국은 2002 한·일 월드컵에 최종 명단에 승선하지는 못했지만, 2003년 청소년 대표팀과 2004년 올림픽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당시 멤버로는 정조국, 박주영, 이호, 조원희, 김영광 등 황금시대라 불리는 선수들 중 단연 에이스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에 2003년 울산 현대는 최성국을 3억 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주며 영입했는데, 이 금액은 당시 신인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대 상한선이었다. 최성국 역시 프로 데뷔 시즌에 27경기 7득점 1도움을 기록해 울산이 보여준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광주 상무 소속 시절
승부조작 자진신고

이후 꾸준히 축구 선수로서 커리어를 이어간 최성국. 각종 브랜드 광고를 찍으며 인기까지 얻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처음에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자신이 저지른 범죄 사실을 자진신고한 것.
최성국은 광주 상무 소속 시절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는데, 단순히 돈을 받은 것이 아닌 직접 주변 선수들에게 권유해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특히 초반에 했던 거짓말은 더 큰 화를 불렀고,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선수자격 영구제명을 비롯해 축구 지도자 또는 관련 직무를 맡을 자격을 박탈당했다.
FIFA까지 나섰던 사건
제2의 축구인생마저 끝

국내 무대에서 더 이상 뛰지 못하자 최성국은 마케도니아 FK 라보트니치키로 이적을 꿈꿨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가 직접 나서 제동을 걸었는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영구제명 결정이 내려져 제2의 축구 인생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이후 최성국은 지인의 병원에 취직해 생계를 이어갔는데, 영구제명 상태임에도 축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개인훈련을 이어갔다. 2016년에는 축구해설위원으로 전향해 근황을 전했으나, 당시 축구 팬들로부터 ‘승부조작범’이 해설을 맡았다며 논란이 됐다.
2019년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9년 만에 승부조작과 관련해 입을 열었는데, 조직폭력배로부터 협박을 당해 가담했다고 밝힌 것. 이를 통해 축구계 복귀를 희망했지만, 재판부는 최성국이 누군가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흉기로 위협받은 적이 없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