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P급 지도자 자격증
‘2002 주역’ 프리패스 논란
갑작스러운 규정 추가

우리나라 축구 지도자들이 딸 수 있는 자격증 중 가장 높은 등급인 ‘P급 라이센스’의 취득 과정을 두고 축구계가 ‘황제 특혜’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2023년 P급 지도차 강습회 수강생 25명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합격자 명단에는 사상 처음으로 ‘A매치 50경기’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 두 명의 쿼터가 생겼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수강생이 안정환과 차두리다. 그런데 이번에 추가된 P급 자격증 지급 규정은 협회가 이 규정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고 ‘국가 공헌’등 기준이 모호해 공정성 시비가 생겨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정확하게 새로 추가된 지급 규정은 “국가대표 경기(A매치) 50경기 이상을 소화하고 국가에 공헌하며 톱 레벨로 인정되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 중 신청자 2명에 한해선 자격증을 바로 줄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협회가 사전에 설명도 없이 협회 마음대로 규정을 만들어 갑자기 적용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는 P급 자격증은 국내에서 딸 수 있는 축구지도자 자격증 중 가장 높은 단계로 D, C, B, A, P 순으로 올라가며 P부터는 국내 프로축구 감독,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할 수 있다. 나아가 아시아 각국 최상위 리그 감독과 대표팀도 지도할 수 있다.
특히 축구는 타 종목과 달리 지도자 자격을 엄격하게 가려 아카데미를 통해 지도자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특히나 P급은 합격차를 가리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A 자격증 취득 후 U-18 수준 이상의 팀 지도 경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에 협회가 마련한 새 규정에 따르면 이 모든 절차 없이 A매치 50경기 이상을 뛰었다면 자격요건이 충족된다.



안정환의 경우 A급 자격증을 딴 이후 U-18 이상 수준의 팀을 정식으로 지도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협회가 규정을 암암리에 만들어 일부 인사들에 ‘특혜’를 주려 했다는 의심이 지도자들 사이에서 크게 돌고 있다. 사실상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들에게 쉽게 발급해주기 위한 ‘황제 특혜’를 주고자 만들었다는 것.
한편, 축구협회가 특정 인물들에게 P급 자격증을 주기 위해 사전작업을 한 정황도 있어 더욱 논란을 부추겼다. 협회는 최근 AFC에 P급 합격자를 기존 24명에서 한 명을 더 늘려 25명에게 자격증을 줄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 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