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선두 경쟁 뜨거워
전북 독주체제 끝나나
전북 팬들 불만과 욕설 날려

K리그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우승 경쟁 역시 여전히 치열하다. 이번 시즌도 전북과 울산이 1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 상황. 전북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연패를 달성했고 울산은 3년 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전북 앞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심기일전한 울산은 수준급 외국인 선수와 더불어 엄원상, 김영권 등이 합류하며 초반부터 1위를 질주했고 현재까지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반면, 전북은 시즌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고 올 시즌은 2위로 울산에 끌려다니는 처지다. 한 때 10점까지 벌어졌던 승점 차이는 일주일 사이 5점으로 줄이며 끝까지 선두 싸움은 알 수 없게 됐다.
전북의 굳건했던 독주체제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

전북은 2009년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최근 13년 사이에만 우려 9회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최다 우승팀 반열에 올랐다. 특히 2017년부터 전대미문의 5년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지난해 부임한 김상식까지도 독주체제가 흔들리지 않았다. 그나마 3년 전부터 울산이 등장하면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결국 전북을 넘지 못했다.
강력했던 전북이 올 시즌은 다르다. 독주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시즌 초반부터 극심한 부진으로 하위권을 맴돌았고 중반부터 뒷심을 발휘해 결국 2위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외국인 선수 부상 및 음주 사건 등 악재가 겹치며 팀 분위기와 경기력이 생각만큼 살아나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주까지 울산과의 승점이 10점이나 차이가 났지만 지난 성남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일주일 사이에 5점 차까지 좁히며 선두 경쟁에 늦게나마 불을 지피고 있다.
김상식 OUT 외치는 팬들
감독에게 욕설 날리기도

지난 14일 열린 전북과 성남의 경기에서 전북이 1 대 0으로 승리하며 울산과의 승점 차도 5점 차로 좁혔다. 그러나 경기에서 이겼는데 경기장엔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유는 응원석에 있던 전북 팬들이 대표이사와 김상식 감독 그리고 코치진 이름을 모두 부르며 “꺼져”, “나가” 등의 비난적인 욕설을 외쳤기 때문. 그뿐만 아니라 두 사람을 저격하는 현수막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유는 팀의 부진에 따른 감독과 프런트에 대한 불만이었다. 시즌 초부터 참아왔던 인내심이 성남과의 이전 경기인 서울과의 무승부 이후 터진 것. 경기 내용과 결과에 모두 실망한 팬들은 지난해부터 전술적 능력과 선수 기용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자 이처럼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상식 감독은 좋은 스쿼드를 가지고 전술적인 한계를 보였고 무색무취, 역습 축구를 하는 등 여러 가지로 팬들에게 신뢰를 떨어뜨린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경기력과 팀 사기에
직접적인 영향 갈 수도

전북 선수들도 이러한 상황을 모를 리 없다. 특히 경기 전과 도중 이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심란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승리했음에도 분위기가 가라앉은 이유기도 하다. 주장 김진수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쉽기도 하다. 우리가 못해서 그런 것이라 죄송하다”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고 백승호 역시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는 “팬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경기 중에는 자제했어야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판과 비난은 한 끗 차이지만 느낌이 완전 다르다. 특히 팬이라면 선수들 입장도 헤아려 과유불급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편, K리그 시즌 종료까지 6경기 남은 상황에서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이 한 경기 남아있다. 이 두 팀의 우승 경쟁은 끝까지 더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