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축구 리그
라이벌전 2-3 패배
관중 난동으로 대규모 참사

신태용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한 인도네시아. 지난 2일,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에서 관중 수백 명이 사망하는 관중 난동 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인도네시아 리그 아레마와 페르세바야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홈팀 아레마가 2 대 3으로 패배했다.
그런데 관중석에 있던 홈팀 팬들이 경기 직후 갑자기 경기장으로 난입한 것. 일부 관중들이 난입하자 약 3,000여 명가량의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축구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승패이지만 유독 이 경기에서 홈팀 팬들이 이토록 흥분했던 이유 무엇일까?
23년만에 패배
홈팬들의 폭력성

아레마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축구 클럽 가운데 하나이자 가장 인기가 높은 팀으로 손꼽힌다. 그런데 이러한 팀이 홈에서 라이벌인 페르세바야를 상대로 2 대 3으로 패배하자 팬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경기장 난입 후 난동을 부린 것. 홈에서 페르사바야에게 패한 것은 무려 23년 만이라고 한다.
특히 아레마는 팀과 팬에게 좋지 못한 전과가 있는 팀이다. 불법도박, 승부조작 가담으로 팀이 한순간에 망가지며 상당히 어려워진 팀 상황 속에서 팬들 역시 과격하고 폭력적인 응원으로 팀 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지 못해 당장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받는 팀이기도 했다. 좋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충격적인 패배다 보니 보다 못한 홈 팬들의 난동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174명
대형 압사사고로 이어져

관중들의 경기장 난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약 3,000여명의 홈 서포터즈가 경기장으로 난입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사태를 진압하려 했다. 이에 놀란 관중들은 일제히 출구 방향으로 몰렸고 이 과정에서 인파에 깔리는 등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까지 대규모 압사 사고의 사망자 수는 174명으로 경찰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사망자 중 최소 32명이 17세 이하 청소년이라며 가장 어린 사망자는 3~4세 유아라고 전했다. 현재 부상자 200여 명가량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 남아있던 일부 아레마 선수들도 공격받았으며, 경찰차 10대 포함 차량 13대가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루탄 발사가 문제
이전 폭동 사례

결국 이날 대규모 압사 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관중들의 난입도 있지만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발사 소리에 놀란 관중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려다 대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인권 단체들은 경찰이 규정을 어기고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경기장에 배치된 경찰은 총포류나 최루탄을 쓸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역대 최악의 참사는 1964년 페루와 아르헨티나 경기였다. 당시 0-1로 끌려가던 페루가 종료 직전 동점 골을 넣었으나, 주심이 무효를 선언해 격분한 페루 관중이 경기장으로 난입했고 무려 328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는 프로리그도 아닌 국제 대회인 올림픽 예선에서 일어난 참사라 충격은 더했다. 당시 관중이 난입해도 제지할 수 있는 인력이 동원되지도 않았고 매뉴얼도 없었기에 피해를 줄이지 못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